유난히 길게 이어지던 더위를 한풀 꺾어주는 가을 비가 내린다.
아파트 고층부의 몇가지 단점중 하나는, 비오는 날 빗소리를 집에서 충분히 즐길 수 없다는 건데, 오늘은 집에서도 그 빗소리를 즐길수 있을만큼 충분한 비가 내린다.
날씨는 선선하고, 빗소리는 규칙적인듯 불규칙하게 평화롭고, 세상의 많은 소리들을 잡아먹으며, 가끔  선선한 공기로 내 몸을 감싸서 나를 행복하게 한다.

아 가을이 오는구나.
지난 여름의 하루하루의 짜증스러움은 어쩌면 날씨때문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가을과 겨울이 온다.

가을에는 산에 가기에 좋고,
겨울에는 바다에 가기 좋다.
항상 주춤주춤 하는 나에게
겨울의 휘몰아치는 바다는 대리만족을 준다.
내 가슴을 뛰게 하고, 찬 바람은 내 머리를 깨운다.
그리고 나서 먹는 따뜻한 국밥 한그릇이나 따뜻한 커피한잔은 나를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해준다.
벌써 설렌다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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