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내 생일을 깜빡했다.
남동생 생일도 깜빡했다.
엄마의 생일 식사 자리.
엄마는 생일을 깜빡하고 지나갔다며 미안하다며
남동생에게 용돈을 주셨다.
내가 말했다.
엄마 내 생일도 깜빡했어. 나도 용돈줘.
당연히 장난스레 말했다. 엄마 생일이니까.
엄마가 눈을 흘겼다.
잠시 망설이더니 지갑에서 남동생에게 준 돈의 절반을 꺼내어 나에게 건넸다.
엄마 왜 나는 이만큼만 줘. 응?
엄마가 눈을 흘기고, 아무말 없이 지갑을 닫았다.
여동생이 말했다.
엄마 언니는 왜 그만큼만 줘.
엄마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도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엄마 생일이니까.
엄마 그거 알아?
엄마 이 생일 식사자리, 나랑 둘째 여동생이 준비했어.
남동생은 그냥 오기만 한거야.
엄마랑 헤어지고 돌아오는 KTX 안에서
울었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서러워져 운다.
다음날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딸 어제 잘 들어갔어? 고마웠어.
엄마는 왜 그랬을까.
엄마도 외할머니한테 차별 당하고 서럽게 컸으면서.
엄마에겐 별일이 아닌건가.
이런 생각이 들면, 어릴적 일들이 한꺼번에 다 떠오른다.
나는 엄마의 짐 같았고
그래서 나는 뭐든 열심히 했고
남동생은 그냥 그 존재 자체로 사랑받았다.
나 혼자 하는 엄마 짝사랑.
그래도 몇가지 기억들로, 울지 않으려고 노력해본다.
어릴적, 무책임한 아빠대신
어린이날 3명의 아이를 데리고
택시를 타고 동물원에 데려가주었던 엄마.
그게 진짜 엄마의 사랑인거겠지.
엄마의 아들 사랑
2025. 3. 4. 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