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5000년  전에 불확실한 기후 조건에서 앞으로 1000년 동안 누가 살아남을지 돈내기를 한다면 가장 승률 높은 종은 네안데르탈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5만 년 전에 이르면 대세는 호모 사피엔스에게 유리하게 바뀐다.

- '다정한 것이 살아 남는다' 중에서


누가봐도 유리한 조건의 네안데르탈인 대신 살아남은건 호모 사피엔스였다. 추측컨대, 호모 사피엔스는 자신들의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협력했을 것이고, 추위를 견디기 위해 옷을 만들어 입었을 것이고, 결국 신체적 조건이 더 좋은 네안데르탈인보다 더 추위를 잘 견디게 되었을 것이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모든 것을 다 가지면 발전할 수 없게 되는 것 같다.
사실 나는 살면서 항상 나보다 많이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했었는데, 어쩌면 내가 가진 결핍들이 내 인생의 축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가는 길은 고통스럽겠지만
내 인생의 지론처럼
행복은 고통속에 있으니까


 

나의 불안의 많은 부분은

내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문제들로부터 시작된다.

 

애써 미루어두고 외면하고 있는 문제들

 

간단한 예로,

지난번 건강검진에서 나온 주의 소견들을 나는 애써 모른척하고 있었다.

직접 마주하고 대면해서 헤쳐나가기에는 너무 힘이 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애써 외면하는 이유는 나의 완벽주의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 내야 한다는 생각

완벽한 식단관리, 스트레스 관리, 운동, 규칙적인 생활, 그리고 결과물

중간중간 나의 결심이 무너질 때마다 나를 질타하는 건 이제 너무 힘이 든다.

그래서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마음 깊은 곳에서 그 외면하고 있는 것들이 비집고 나와

이 문제들 좀 해결하라고 나를 괴롭히며 불안을 만든다.

 

오늘 그냥 갑자기 충동적으로 병원에서 나의 건강검진 결과에 대한 상담을 했고,

나는 의사 앞에서 한없이 괴로워했다.

마주치기 싫은 문제를 줄줄줄 읊어대는 의사 선생님

다행히 선생님은 유머러스하게 나의 괴로움을 받아주셨고

나도 그냥 가볍게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검사때까지 생활 습관을 개선해보겠다고 약속했다.

 

미뤄두었던 나의 문제들을 직면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지는 듯하다.

 

식단과 운동은 이미 오늘 저녁부터 망했지만,

망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번에는 계획의 80%를 하더라도, 50%만을 하더라도

그 해낸 부분에 대해서 나를 인정해 줘야지.

나를 좀 칭찬해줘서, 계속 할 수 있게 해줘야지.

지쳐 나가떨어지지 않도록 해줘야지.

 

뭔가 마음이 불안할 때는 

차근차근

가벼운 마음으로

나의 문제들과 직면하자.

용기를 내자.

 

 

 

 

요 며칠 정신없이 긴장하며 일을 했다.

항상 이렇게 긴장해서 일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집중해서 일을 하게되서 효율이 올라가고, 오히려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도 들어 좋기도 하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정신없이 바쁜 시간이 지나가고 난 후에 찾아온다.
정말로 할일이 없는 것도 아닌데,
급한 불을 끄고난 후에 갑자기 할일이 없어진 느낌은
끝없는 불안과 초조함을 만들어낸다.
이런 느낌은 시간이 지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면 이내 사라진다는 것을 알지만, 이 불안함이 올 것을 생각하면 가끔 한숨이 쉬어진다.

오늘도 그랬다.
근무시간에도 알수 없는 초조함으로 안절부절하느라 집중을 잘 하지 못했다.
퇴근 후에는 더 심해져서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 심장이 뛰고 불안하고 초조해서 견딜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런느낌은 정말 처음이었는데, 정말 병원에 가거나 상담을 받아봐야하나 싶었다.
일단은, 가만히 있어서는 이 불안함을 견디기가 어려워서, 옷을 챙겨 입고 한강공원으로 나갔다.
한강대교에서 반포대교까지 왕복 9킬로미터 정도를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처음에는 걸어도걸어도 불안함이 잘 사라지지 않았다. 온갖 생각이 여전히 머리속에 떠다녔다.
한시간쯤 지나자 슬슬 몸이 지쳐갔고, 머리속에 떠다니던 생각들도 점점 사라졌고, 어느순간 두근거리던 심장도 잦아들어 있었다.
몸은 지쳤지만 스스로 불안을 잠재운 오늘의 시도는 성공이다!

불안도 습관이라고 한다.
생각이 많은 나는 불안이 오면, 그 원인을 찾으려고 생각속으로 더 빠져든다. 그럼 조금더 불안해지는 것 같기도..
오늘은 생각대신 몸을 움직여봤는데, 몸이 약간 지치니 무념무상이되고, 저절로 불안도 가라앉는 경험을 했다.
이제 불안할때마다 걷기 운동을 해서 불안함을 다스리는 연습을 해야겠다. 이게 습관이 되도록.

사실 지금도 심장이 약간 두근두근하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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