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내 생일을 깜빡했다.
남동생 생일도 깜빡했다.

엄마의 생일 식사 자리.
엄마는 생일을 깜빡하고 지나갔다며 미안하다며
남동생에게 용돈을 주셨다.
내가 말했다.
엄마 내 생일도 깜빡했어. 나도 용돈줘.
당연히 장난스레 말했다. 엄마 생일이니까.
엄마가 눈을 흘겼다.
잠시 망설이더니 지갑에서 남동생에게 준 돈의 절반을 꺼내어 나에게 건넸다.
엄마 왜 나는 이만큼만 줘. 응?
엄마가 눈을 흘기고, 아무말 없이 지갑을 닫았다.
여동생이 말했다.
엄마 언니는 왜 그만큼만 줘.
엄마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도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엄마 생일이니까.

엄마 그거 알아?
엄마 이 생일 식사자리, 나랑 둘째 여동생이 준비했어.
남동생은 그냥 오기만 한거야.

엄마랑 헤어지고 돌아오는 KTX 안에서
울었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서러워져 운다.

다음날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딸 어제 잘 들어갔어? 고마웠어.

엄마는 왜 그랬을까.

엄마도 외할머니한테 차별 당하고 서럽게 컸으면서.

엄마에겐 별일이 아닌건가.

이런 생각이 들면, 어릴적 일들이 한꺼번에 다 떠오른다.
나는 엄마의 짐 같았고
그래서 나는 뭐든 열심히 했고
남동생은 그냥 그 존재 자체로 사랑받았다.

나 혼자 하는 엄마 짝사랑.

그래도 몇가지 기억들로, 울지 않으려고 노력해본다.
어릴적, 무책임한 아빠대신
어린이날 3명의 아이를 데리고
택시를 타고 동물원에 데려가주었던 엄마.
그게 진짜 엄마의 사랑인거겠지.



올림픽이 한창이다.
매일 저녁 경기를 보며 느낀 것들을 정리해 본다

1.
무엇하나 쉬운 승리는 없다.
양궁 10연패, 세계 랭킹 1위라고 해도
쉽게 승리를 가져온 경기는 하나도 없었다.

이건 승리를 이뤄낸 선수들의 노고와 정신력에 대한 칭찬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누구든 도전하고 승리해 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원래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2.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건
정신력.
이겨내고 말겠다는 정신력이 아니라
승패를 떠나
지금에 집중하고
내가 노력한 것을 후회없이 하겠다는
마음을 그 순간에 먹는 것이
정신력
인 것 같다.

'운칠기삼'이라 했다.

나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의 뜻에


3.
금메달 3관왕을 한
김우진 선수가 이런말을 했다.

'오늘의 메달도 내일이 되면 과거입니다.
오늘까지 즐기고 다시 전진하겠습니다'

운동 선수들은
승리와 패배를 경기를 통해 자주 경험해서인지
내가 넘 나 늦게 깨닳은
인생의 진리를
어린 나이에도 툭툭 내뱉는다.

안주하지 않고 계속 정진하겠다는 말일 수도 있지만
나는 좀 다른 의미로 저 말을 받아들였다.

요즘 깨닳은 것 중 하나는 이거다.

어제, 내일의 나는
내가 아니다.
나는 오로지 현재의 나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과거의 실수나 성공에 자책할 필요도 없고,
내일을 너무 걱정 할 필요도 없다.
나는 현재에만 있기에
그냥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할뿐

행복할 수 있는 건 지금뿐이기에
어딘가를 향한 과정속에서
매일매일 행복해야 한다.

카르페디엠





적지 않은 월급을 분명 받았는데
여기저기 대출이자와
투자 통장에 돈을 옮기고 나니
다시 빈털터리가 되었다

대출을 갚는 것은
거대한 호수에
한달에 한번씩
퐁당퐁당 돌을 던져 넣는 기분이다

이것도 끝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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